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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를 기억하며 - 마지막으로 소풍을 갔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하고 있는가?
    주절주절 잡담 2019. 4. 16. 09:57

    마지막으로 소풍을 갔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하고 있는가?


    매년 똑같은 글을 쓰고 있지만,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나는 학교에서 소풍을 가서 놀고 있었다.
    휴대폰 인터넷 창에는 선박이 사고 났다고 나오지만, 소풍 가서 놀기 바쁜 중학생한테 뉴스 같은 건 저 먼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내가 놀고 있는 동안, 내가 소풍을 갈때와 비슷한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형, 누나들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집에와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내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옆에선 상상하기 힘든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고,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기에 아직도 2014년 4월 16일을 잊을 수 없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2019년 4월 16일.
    지금 우리는 그때보다 더 바뀌었는가?

     

    고등학교 1학년 때,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아무도 대피하지 않는 날을 난 기억한다.
    그저 고장이라고, 오류라고, 괜찮다고. 오히려 화재경보가 오류든 발생하면 무조건 대피해야 하지 않냐고 묻던 나를 별난 사람 취급하면서. 평상시 연막탄을 피우며 하던 대피 훈련은 그냥 탁상행정이었을 뿐인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지진이 발생했는데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대피시키지 않은 학교를 난 기억한다.
    별일 없을 거라고, 교실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괜찮다고. 교실마다 걸려있던 비상시 대피 안내서는 그저 장식이었는가?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는 게 어딘가와 비슷하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 것인가?

     

    아마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편하게 넘어가자고 하였던 게 언제 부메랑처럼 되돌아올지 모르는데.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지겹다고. 왜 다른 참사들과는 다르게 세월호만 물고 늘어지냐고.

     

    왜냐하면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는 세월호가 왜 침몰하였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왜 제때 학생들을 구조하지 못하였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는 “대피” 할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준비를 언제 마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5년 전과 지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다시 한번 세월호를 기억하며,
    가슴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빌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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